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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2009] 2부 1장 의료민영화의 방법과 실체 매듭 의료민영화 자료집

[매듭 2009] 2부 1장 의료민영화의 방법과 실체
의료민영화의 두 가지 방법

의료민영화란 과연 무엇일까요? 의료민영화, 의료선진화, 의료산업화, 의료사유화, 의료영리화 등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럴 땐 괜히 용어들 사이에서 헷갈리는 것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명쾌하게 파악하는 게 더 유용합니다. 간단히 해보면 ‘의료서비스부문의 소유와 운영을 민간에 이양하여 영리화(이윤 창출), 민영화(대기업화)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감을 못 잡으시겠다면 좀 더 자세하게 풀어써 볼 수도 있습니다.

민간보험회사가 주체가 되는 민간의료보험이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과 경쟁 혹은 대체할 수 도록 발전하고, 영리법인 허용 등의 조치를 통해서 자본시장으로부터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조달 기전을 합법화하여, 이윤추구를 존재 이유로 하는 의료기관과 민간보험사간 자율계약을 통해 의료서비스 범위, 비용, 질을 결정하고 공급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눈치 빠른 분이라면 진한 글씨가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부 2장에서도 설명했지만 보건의료체계의 구성 요소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보험자(건강보험공단), 피보험자(국민), 공급자(의료기관). 이 중 국민을 민영화시킬 수는 없으니, 보험과 의료기관을 민영화시키는 것이 곧 의료민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의료민영화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셈입니다. 국민건강보험을 민간의료보험으로 대체하는 것, 공공병원을 민간병원으로 바꾸는 것.

그런데 한국 같은 경우에는 다른 나라와 상황이 좀 다릅니다. 1부에서 설명했듯이 공공병원이 보건의료체계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간 병원이 전체의 90% 이상입니다. 따라서 민간자본을 끌어와서 병원을 짓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공공병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영리법인 허용 금지를 통해서 민간병원을 일종의 공공병원화 시키고 있기 때문에, 영리법인만 허용하면 바로 민영화가 가능해지며 공공의료는 사라져 버립니다. 반면 영국이나 싱가폴 같은 나라에도 영리병원이 있긴 하지만 80% 이상이 공공병원입니다. 영리병원 도입으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공공병원이 아직까지는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의료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의료민영화야 말로 우리의 살 길?

한편 의료민영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 의료민영화를 중단하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압력이 거세지자 추진하는 측에서는 이름만 바꿔서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료선진화, 의료산업화가 좋은 예입니다. 이 이론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구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산업 공동화에 대처하기 위한 유력한 수단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한 번 살펴봅시다.

먼저, 고급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해외환자를 유치하고 고소득층의 해외의료수요를 흡수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해외의료수요가 상당부분 인체 장기를 구하기 위한 이용인 점, 현재 의료체계 내에서도 충분히 고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아 적절치 못한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고용을 창출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합니다. 이 명분 또한 미국에 비해 완전공공형인 영국이나 스웨덴의 고용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그 논리적 기반을 상실하고 현재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부족한 인력, 좁은 건강보험 적용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핵심을 잘못 짚었다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GDP 대비 사회복지 예산이 8~9%(OECD 평균 약 22%) 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의료민영화를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이처럼 근거가 미약하니까 처음부터 영리병원을 도입한다거나 민간의료보험의 규제를 없애겠다는 말은 못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씁니다. 의료채권법과 병원경영지원회사(MSO) 허용안 등이 좋은 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 가서 설명하겠지만, 핵심은 결국 병원에 자본 유입을 허용하여 비영리법인 병원도 영리법인 병원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굉장히 많은 우회로들이 존재하는데, 하나하나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대략적인 도식이 아래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그림 2-1) 여기까지 보았다면 이제 ‘건강보험 민영화는 없다’라는 정부의 발표가 곧 의료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영리병원 허용을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건강보험 민영화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국민건강보험을 이용해 온국민들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민영화가 훨씬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정부는 일단 영리법인 병원 허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세한 내용들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건강한 세상, 더 큰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학생 매듭, 의료민영화 대응 자료집 2009
2부 의료민영화의 실체와 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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