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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 2009] 1부 2장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구성과 성격 매듭 의료민영화 자료집

[매듭 2009] 1부 2장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구성과 성격

먼저 보험자(건강보험공단), 피보험자(국민), 의료기관(병원, 의원)간의 관계를 알아봅시다. 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는 매달 일정액의 보험료를 내고 그에 따른 권리로서 의료보장을 받습니다. 보험자가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의 일부만을 내는데, 보험자가 진료비의 나머지 부분을 정해진 수가에 따라 의료기관에 지급합니다. 그리고 보험자는 의료기관의 진료행위를 감독할 권한을 갖게 됩니다.

그림1-1. 한국보건의료체계의 구조


한편, 한국 보건의료체계는 국민의 건강을 보편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하는 몇 가지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 가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건강보험공단의 역할은 이윤 창출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남겨서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의료보장을 위해서 모두 쓴다는 뜻이지요. 의료기관의 역할도 마찬가지로, 한국의 모든 의료기관은 비영리법인으로 영리추구행위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의료기관 운영으로 얻은 수익은 모두 의료기관에 재투자해야 하며 주식배당, 이윤 등 외부유출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전국민건강보험제도입니다. 모든 국민에게는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건강보험료는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됩니다. 고소득층이 보험료를 더 많이 내서 저소득층의 건강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지요. 마지막 장치는 요양기관당연지정제입니다.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공단과의 계약 하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의로 가난한 환자를 거부하거나, 비상식적인 진료를 통해서 영리를 추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장치들이 훌륭하게 운영된다면 누구나 의료비 걱정 없이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한국 보건의료체계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인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국가보건의료체계는 크게 의료재정체계와 의료제공체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의료재정체계는 국민의 질병치료와 예방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생산과 전달에 사용되는 재원을 조달하고 지불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의료공급체계는 의료자원을 개발하여 의료서비스를 생산하고 필요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시스템을 말합니다. 두 부문 모두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의료재정체계에서 지적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이며, 의료공급체계에서는 민간 중심의 공급구조로 인한 의료기관의 과도한 영리추구행위가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제점 1 :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료비의 구성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지불하는 진료비는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단부담금, 본인부담금, 비급여입니다. 여기서 공단부담금과 본인부담금을 합쳐 급여라고 합니다.

본래 평소에 의료보험료를 내게 되면 병원에 가서는 진료비를 내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유럽의 복지 국가에서는 의료보험료나 세금만 내며, 본인부담금은 약값에 한하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상한선이 존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진료를 받으면 비용 의식이 사라져 너무 자주 병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부담금을 내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본인부담금은 그렇게 하기에 너무 비싸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작은 병일 때는 본인부담정액제이므로 적은 돈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료비가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본인부담금에 상한선이 없고 무조건 정률제가 적용됩니다. 이 경우 공단부담금이 30~5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큰 수술을 받거나 비싼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 가계 재정이 흔들리게 됩니다.

또한 비급여 시술이 많은 것 또한 문제입니다. 흔히 비급여라고 하면 의학적으로 필수적이지 않지만 삶의 질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시술을 받을 때 전적으로 개인이 부담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필수적인 검사나 시술 역시 비급여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따로 내야 할 진료비가 추가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고 합니다. 현재 약 60%입니다. 1000만원의 의료비를 쓸 경우 400만 원 정도가 개인부담이라는 뜻입니다. 한국과 비슷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백혈병의 경우 1년 평균 개인부담액이 4000만원이 넘습니다. 낮은 보장성은 특히 저소득층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더 많이 아프면서도 고소득층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의료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낮은 보장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의료비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민간의료보험 활성화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민간보험 관련해서는 이후 설명하겠습니다.

문제점 2 :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구조

의료제공체계와 관련해서는 민간 중심의 의료 공급구조로 인한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영리추구행위가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실제 의료기관들은 알게 모르게 영리추구행위를 합니다. 과잉진료, 광범위한 비급여진료, 특진비, 각종 부대사업으로 인한 이윤획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은 공공병원이 전체의 8%에 불과할 정도로 민간중심적이고, 공공병원이 주도적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에서 영리추구행위가 일반적입니다.

또한 행위별 수가제는 민간의 영리추구적 진료를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으로 꼭 알아 두어야 합니다. 행위별 수가제는 의사가 행하는 서비스 하나하나에 대해 가격을 정하여 보상하는 방식으로 공공의료체계를 갖춘 나라 중에서는 채택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똑같은 병을 치료하더라도 서비스의 시술 횟수가 많을수록 많은 수가를 지급하기 때문에 과잉진료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각에서 행위별 수가제를 악용해 과잉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영리추구행위 이외에도 체계적이지 못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의료 공급구조도 문제입니다.현재 의료공급체계의 세계적 지향점은 지역보건의료를 중시하고 1차의료를 양성함으로써 의료 자원의 낭비를 막고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종합병원이 지나치게 비대화되어 있으며(46.6%), 급성기 병상은 지나치게 많으며, 보건의료시설의 지역별 수요와 공급이 매우 불균형합니다(병상의 87.5%가 도시지역에 분포). 인력 역시 전문의가 과다하게 많고(65.1%), 대부분의 의사 인력이 서울과 광역시에 몰려 있습니다.(89.2%) 또한 의료공급체계가 붕괴되어 의료기관 간 수직적 기능분담이 마비되어 있습니다. 양상은 다르지만 이런 문제점들 역시 국가가 자유방임적 태도를 취하고 민간 의료가 무분별한 경쟁을 하는 민간 중심 의료공급구조의 문제점입니다.(그림 1-2)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면 한국 보건의료체계는 내부에 심각한 모순이 자리 잡고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전국민건강보험이나 당연지정제와 같은 제도는 분명 공공의료를 지향하는 것 같은데, 실제 의료기관이나 세부적 제도들은 모두 민간 중심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모두 역사적 형성과정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1장에서도 살펴보았듯이, 해방이후 한국 정부는 미국식 보건행정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의료서비스는 민간 부분에서 담당하는 자유방임적 분업구조가 형성되게 됩니다. 이후 1977년 국민건강보험이 도입되기 전까지 이런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1977년, 당시의 군사 정권은 북한과의 체제 경쟁과 정치적 정당성 획득을 위해 공적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바로 국민건강보험의 탄생입니다. 하지만 재정, 인력, 의료기관 등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에 국민의 호의를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많은 한계점을 가지게 됩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NHS(National Health Service)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병원을 국유화하고 의료재정체계는 물론 의료제공체계까지 사회화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앞선 공공의료시스템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단기적 목적을 위한 시늉에 그쳤기 때문에 병원 국유화나 공공병원 설립보다는 민간의료시설에 대한 재원 투자에 집중했습니다. 더구나 국가 재정이 투입한 것이 아니라 차관과 금융지원에 주로 의존하였고, 체계적 계획 없이 자유방임적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에 많은 병원들이 신설되긴 했지만 많은 병원들이 실패하거나 본래의 취지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시장주의적 민간 중심의 의료 공급 구조와 공적 보건의료제도라는 모순이 형성된 것입니다. 당연히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낸 것이 요양기관당연지정제와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 금지조항입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민간 의료를 국민건강보험과 묶음으로써 민간병원을 공공병원으로 기능하도록 강제한 것입니다. 바꾸어 말한다면 위의 두 가지 제도가 사라진다면 한국의 미국식 시장주의 의료공급구조는 고삐 풀린 말처럼 영리행위를 맹렬히 추구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후의 결과는 마이클 무어의 영화, <식코(Sicko)>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림1-2. 자료 출처 : 김용익, <보건의료시장개방에 대비한 보건의료체계 공공성 강화방안 연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건강한 세상, 더 큰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학생 매듭, 의료민영화 대응 자료집 2009
1부 한국보건의료체계의 역사와 현황


덧글

  • 하야정글 2011/08/15 18:05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하얀정글>의 공동체 배급팀입니다. 올려주신 정보 공유차원에서 저희 홈피에 담습니다. ^^ http://blog.daum.net/whitej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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