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stu.egloos.com

보건의료학생 연석회의

포토로그





[매듭 2009] 1부 3장 의료민영화의 추진 경과 매듭 의료민영화 자료집

[매듭 2009] 1부 3장 의료민영화의 추진 경과

앞서 살펴본 역대 정부의 시장주의 의료정책에 힘입어 한국에서는 민간의료부문의 성장과 투자 확대가 특징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여러 재벌기업의 병원산업 진출 및 시장점유라는 선진국에서는 발견되기 어려운 한국 특유의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1989년 현대아산병원, 1994년 삼성의료원의 설립은 한국 의료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3차 의료기관간의 덩치 키우기와 고가장비 구입경쟁이 격화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진료를 확충하는 경쟁도 일어나 과잉진료, 고가진료는 급속하게 모든 종류의 의료기관으로 확산됩니다. 이러한 와중에 국민들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급격하게 올랐습니다.

또한 주요 병원들의 병상들이 대부분 대도시에 몰려있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97년 IMF 사태를 계기로 한국에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합니다. 구조조정, 정리해고를 앞세운 신자유주의는 한편으로는 각종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도 추진합니다.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의료민영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2년, 경제자유구역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인 전용 영리법인 병원 도입을 허용해서 의료민영화 추진을 위한 단초를 제공하게 됩니다.

 

참여정부의 의료민영화 - 의료산업화론

의료민영화 추진을 본격화한 것은 참여정부였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두 기자회견에서부터 시작된 의료산업화론은 2005년 연두회견을 거쳐 같은 해 10월, 국무총리산하에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정책적 추동력을 갖게 됩니다.

얼핏 들으면 의료민영화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 선진화,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참여정부의 의료민영화 내용은 2006년 발표된 <서비스산업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보면 잘 나와 있습니다. 의료채권을 통해 의료법인에 자본을 조달하고, 경제자유구역 내에 영리병원을 설치하고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며, 의료기관에게 수익 산업을 허용하고, 병원경영지원회사(MSO)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병의원의 인수합병을 가능케 하는 등 대자본의 이해에 맞추어 의료를 상업화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정책은 현재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 정책의 초안입니다(단, 참여정부에서는 영리법인 병원의 허용은 추후검토로 미뤘습니다)

이후 위에서 언급한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어 2007년 의료법의 전면개정을 입법 예고하지만 각종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간호진단 조항으로 인한 의협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쳐 통과되지 못합니다. 결국 참여정부는 구상했던 의료민영화 정책을 하나도 실현하지 못했지만 의료를 성장동력산업으로 만들고 의료관광을 새로운 외화 벌이의 수단으로 삼으려고 했던 의료산업화론을 만들어냄으로써 뒤이은 이명박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재추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노골적인 의료민영화 정책

한편,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면서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름과 747 공약을 앞세우며 보수 세력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이명박 정권은 시작부터 행보가 남달랐습니다. 당연지정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인수위 시절부터 당연지정제 폐지와 건강보험 민영화를 검토함으로써 의료민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표합니다.

결국 2008년 3월 10일 기획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영리의료법인 도입 검토,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 안을 발표하였고, 2008년 3,4분기에 구체적인 방안제시 및 의료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보건복지부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구체적인 정책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같은 해 4월, 의료보험 민영화를 추진한 네덜란드에 전문가를 파견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은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5월부터 시작된 이른바 ‘광우병 쇠고기 사태’로 인해 대단위의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의료민영화 반대’가 촛불집회의 주요 구호 중 하나로 등장하자 당황한 정부는 2008년 5월 21일, 당연지정제를 폐지하지 않고, 건강보험 민영화도 없다고 공식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의료민영화 정책은 폐기되지 않고 점진적이지만 계속되었고, 7월에는 제주도에서 국내 영리법인 병원 허용안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3월, 정부는 다시금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뜻을 각종 토론회 자리에서 내비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5월 8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된 <경제난국 극복및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에는 의료채권 발행 허용, 의료기관 인수합병 근거 마련, 병원경영지원회사(MSO) 허용,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경제자유구역 외국인 병원 설립 규제완화 등의 내용과 구체적인 시기까지 담기게 됩니다. 특히, 이 문서에서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라는 사실상의 영리법인 병원 도입 여부를 2009년 11월에 결정한다고 합니다. 이외에 6월 처리를 목표로 했던 의료채권법 등이 통과되지 못하고 미뤄지고, 12월에는 병원경영지원회사(MSO) 허용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2009년 연말이야말로 의료민영화의 분수령이 될 예정입니다.(그림 1-3)

지금까지 의료민영화의 추진 경과를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마치 정부가 홀로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보건의료를 사유화/금융화시키고 있는 민간보험자본의 움직임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면 정치 철학이나 지지 기반이 전혀 다른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의료민영화에 있어서는 매우 유사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모두 한국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이 최종적인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세상, 더 큰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학생 매듭, 의료민영화 대응 자료집 2009
1부 한국보건의료체계의 역사와 현황

덧글

댓글 입력 영역